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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화 백문백답- (작가 정신)문인화 2009. 3. 11. 11:40
작가정신
작가정신은 화가가 갖추어야 할 인품과 소양을 말한다.
즉 화가가 닦고 가야할 길, 화도(畵道)이다.
좋은 인품에서 좋은 작품이 나온다.
따라서 작가정신은 맑고 밝고 바른길을 말한다.
우선 작품 제작에서, 이웃에서, 그리고 역사적 공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도리가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떳떳함'이다.
남 부끄럽지 않는 인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작품은 자신의 알몸이다.
떳떳치 못한 그림은 불사르고 다시 그려야 한다.
그리고 부끄럽지 않게 밖에 내놓아야 한다.
떳떳한 작품을 그리려면 우선 작품 제작 의지가 강해야 한다.
모든 것을 불사를 만큼 강한 욕구가 있어야 좋은 작품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작품을 제작하는 철학적 논거와
이론적 배경이 명쾌해야 화의(畵意)가 설정되는 법이다.
그러니까 서두르지 말고 진지한 태도와 뜨거운 열정으로 제작에 임한다.
완성된 작품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낙관한다.
인주는 붉다.
피다.
피는 생명이다.
생명은 한 번 잃으면 다시는 되돌아 오지 않는다.
함부로 그림을 남발하는 것은 처녀가 몸을 함부로 내두르는 것과 같다.
그림을 함부로 그려서도 안 되고 마구 내놓아도 안 된다.
태작(駄作)과 남발은 금물이다.
결국 내몸은 내가 지킨다.
-구신(九新, 九神)
아홉가지 귀신!
늘 새롭고 깨끗하여, 맑아야 좋은 그림이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문방사우(紙筆墨硯)와 수수안경신(水手眼景神)이다.
종이, 붓, 먹, 벼루, 물, 손, 눈, 주위, 정신의 아흡 가지이다.
그 아홉 가지가 깨끗하고 잘 정돈되고 준비성이 좋아야 좋은 작품이 된다는 것이다.
-삼만(三萬)
만. 만. 만.
작가는 한 곳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고 느껴서 정진해야 한다.
첫째 만장을 스케치하고,
둘째 만장을 그리고,
셋째 만장을 감상한다.
요구성 그림이나 주문하는 그림만 그리다 보면 자기를 상실하고,
개성도 없어지고 만다.
그림은 모름지기 자기세계를 그려놓고
그 나머지는 감상자에게 맡겨야 한다.
그래서 다같은 화가가 아니다.
쟁이 그림과 작품이 구별되는 것이다.
-거북이
화가는 성급하게 설치지 말고 묵묵히 땀 흘리며 기다려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조금씩 조금씩 자기제계를 연마해 가야 한다.
유행에 젖고 갑작스런 변모를 일으켜
화풍을 자주 바꾸는 변신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정말 멍청하게 우직하라.
빨리 핀 꽃은 쉽게 시든다.
바보처럼 거북이가 되라.
뼈 속에서 우러나오는 그림이라야 한다.
그리고 직관에 의한 심미안적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화가에게 나이 어린 천재는 없다.
일본의 경우 나이 40이 되어서야 비로소 공모전에 입선하고
그 입선으로 인정을 받는 작가도 많다.
아무래도 자기세계를 구축하려면 이십 년은 넘게 걸린다.
서둘지 마라.
그림에서 성공이란 인기 작가가 되는 길이 아니다.
단 하나의 명작을 남기는 일이다.
-칭찬
화가는 칭찬을 먹고 산다.
남을 칭찬해 주어야 산다.
남의 작품을 인정해 주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난 이 세상에서 그 화가의 작품 보다 더 좋은 그림을 본 적이 없다.
그것은 그 사람만의 개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훌륭한 칭찬이다.
타인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는 장점만 말하라.
물론 화가는 개성도 강하고 또 그래야 한다.
더러는 자기가 최고다.
그러나 그 말은 반대로 해석할 수도 있다.
어떤 작품이든 장점이 있다.
애쓴 흔적이 있다.
주제가 있다.
몰고 가는 방향이 있다
그런 점을 이야기하면 좋다.
선후배 간에 서로 아끼고 끌어주며, 타 영역 간에 서로 이해해 주어야 예술이 산다.
선의의 경쟁은 발전을 가져오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그림은 주관적이지만 작품화 되면 객관성을 띤다.
라이벌 의식은 발전보다는 해독이 강하다.
왜냐하면 구축하는 세계가 다른데 무슨 경쟁이란 말인가.
‘내 그림이 최고요’,
그것은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면
‘내 그림이 꼴찌요’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작가는 알면서 속아주고,
한 발짝 물러서서 쳐주고,
자기 것을 아끼지 말고 베풀고,
내 말은 하지 말고 남의 말을 모두 들어주어야 좋은 인격자다.
그래야 자기 세계가 보인다.
작품은 거울이다.
작가의 반영이다.
세심, 주위의 세정(洗淨), 그리고 작화(作畵)를 해야 맑고 밝고 바른 그림이 나온다.
-한국인의 정
따뜻하고 푸지다.
그런데 학연, 혈연, 지연의 인연 때문에 정정당당하지 못할 때가 더러 있다.
아니 많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공모전 심사에서 제자, 후배, 인척을 보지 말고 작품만을 보았으면,
그러려면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는 비교 우위의 평가 방법인 상대 평가 말고
기본기, 작품성, 장래성, 창작성 등을 살피는 절대 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
‘제 마음에 꼭 드는 그림입니다.’
‘작가의 의지가 돋보이는 훌륭한 그림입니다.’
남의 작품을 볼 때 이렇게 칭찬하자.
더불어 사는 사회, 너도 나처럼 귀하고 중요하다.
홀륭한 그림을 후대에 물려주자.
그림처럼 좋은 유산도 없다.
유럽은 조상님들의 문화유산 때문에 잘 사는 나라다.
그러려면 후배 그림을 사주자.
그런 화가가 애국자요 훌륭한 작가정신을 가진 자다.
-미련을 먹고사는 화가.
늘 그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미련 때문에 그림을 그린다.
화가에게 만족은 없고 늘 미련만 남아 있을 뿐이다.
출처 : 문인화/차묵화/선묵화(한번뿐인 인생)글쓴이 : 소운 원글보기메모 :'문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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